자작(시·수필) 72

꿈 송상익 샛노란 은행잎 하나가 소리 없이 어깨 위에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가을이 깃털처럼 살포시 내려앉는다 어머니를 안았다 깃털처럼 너무 가볍다 꿈이었다 내 몸에 어머니가 손을 얹었다 가을이 오면 가장 일찍 물드는 단풍은 은행잎이지요. 은행단풍은 일찍 물들기도 하지만 가장 오래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샛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붉은 단풍과 달리 은은하게 아름답지요. 그래서 ‘단풍’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은행단풍입니다. 송상익 시인의 시, 「꿈」은 은행단풍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샛노란 은행잎 하나가/소리 없이/어깨 위에 툭 내려앉”습니다. 시인은 그 은행잎에서 가을을 봅니다. “내 몸에 가을이” 내려앉는다고 했습니다. ‘어깨’는 ‘몸’으로 ‘은행잎’은 ‘가을’로 변주되고 동시에 대유 되..

자작(시·수필) 2024.01.29

어느 가을에 온 편지

18년전 가을에 받은 편지 / 송상익 이 편지는 18년 전에 둘째로부터 받은 편지다. 단풍잎 떨어져 거리를 배회하는 어느 날 퇴근하니 국제우편물이 왔다. 중국에 유학 간 책벌레(讀書 王) 둘째의 편지다. 책벌레 나의 둘째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방과 후 스스로 문화원에 가서 S고등학교 S한문 선생님이 지역 봉사활동으로 청소년들과 성인들을 가르치는 한문 공부를 하였다. 중학교 2학년 때 벌써 고등학교 3학년 실력을 갓추고 있다고 중고등학교 내에서 소문이 났다. 대학은 대구에 있는 KM대학교 한문교육과를 가려다 앞으로 중국과 교류가 커질 것을 감안 HS대학교의 중어중문을 택했다. 1학년 2학기 때부터 4학년 졸업때까지 장학생이 되어 나의 짐을 많이 덜어주었으며 직장에서 나오는 학자금으로 2학년 때 중국 강..

자작(시·수필) 2022.02.21

청량산을 찾아서

청량산을 찾아서 새벽 쓰레기차의 요란한 소리에 놀라 깨어났다. 지난 20여일 전부터 봉화의 청량산을 가보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으나 마음먹은 대로 잘되질 않았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엔 결혼식들이 왜 그리도 많은지, 오늘은 단단히 마음먹고 떠나야지 하면서 일들을 대충 정리하고 떠나려고, 아침을 먹자마자 옆지기에게 오늘은 북삼 안 가냐고 물으니 옆지기 왈 “가야지 뭔 말이요.” 매주 토요일은 북삼에 홀로 계시는 옆지기의 어머니(나의 장모님)ㅋㅋㅋ... 뵈러 가는 날이다. 북삼을 다녀온 후, 대충대충 볼일을 보고 나니 벌써 12시가 넘었다. 간단히 점심 한 끼 때우고, 순간순간 시야를 스쳐 가는 잔설들을 구경하며 55번 중앙 고속도로를 달려 남안동 IC를 나오니, 나의 고물단지 애마가 소리를 낸다. 탁~탁~탁~ ..

자작(시·수필) 2022.02.19

나의 작은 수필집 출간 소감문

나만의 작은 수필집 출간 소감문 드디어 '아버지의 눈물' 나의 작은 수필집이 출간되었다. 책표지에 쓰인 작가로서의 내 이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며 묘한 기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 고희를 지나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과 지성 장호병 교수님께 스스로 찾아와 31기에서, 바쁜 와중에도 틈새 공부를 하면서 몇 자씩 적어 본 것들이 한 권의 작은 나만의 수필집이 되어 돌아왔다. 시집을 낸다고 준비를 하였는데 작은 수필집이 먼저 나왔네요. 글쓰기는 앞을 바라보니 온통 숲들로 가득하고, 뒤돌아보니 삭막한 모래밭뿐인데, 언제쯤 제대로 된 글을 쓰게 될지, 글을 쓰는 시간에는 살아있는 존재라기보다 글을 그리는 존재 그 자체였다. 그렇게까지 처절하게 글을 쓰려고 하는 이유는 고희를 지나 앞으로 글쓰기를..

자작(시·수필) 2022.02.04

나의 작은 수필집이 출간되다

'아버지의 눈물' 나의 작은 수필집이 출간되었다 카이로스문고 "41" 수필과지성 출판기념회가 대구시 중구 남산동 북랜드 회의실에서 열렸다. 일시 2022년 1월 29일 오후 5시 수필과 지성 지도교수 : 장호병 교수님 수필과지성 창작아카데미 은종일 원장 나만의 작은 수필집 출간 소감문 드디어 '아버지의 눈물' 나의 작은 수필집이 출간되었다. 책표지에 쓰인 작가로서의 내 이름을 보는 순간 가슴이 두근거리며 묘한 기분은 어쩔 수 없나 보다. ​​ 고희를 지나 대구교육대학교 평생교육원 수필과 지성 장호병 교수님께 스스로 찾아와 31기에서, 바쁜 와중에도 틈새 공부를 하면서 몇 자씩 적어 본 것들이 한 권의 작은 나만의 수필집이 되어 돌아왔다. 시집을 낸다고 준비를 하였는데 작은 수필집이 먼저 나왔네요. 글쓰기..

자작(시·수필) 2022.01.30

방귀 뀐 놈이 성낸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 / 송상익 약 5년 전 일이다. 방귀 뀐 놈이 성낸다는 말이 있다. 직원들과 어울려 근무를 하다 보면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 나의 부서에 근무한 K라는 직원은 나의 중고교 동창이자 친구이다. 정년연장을 8년이나 하고(정년연장은 기본 건강에 이상이 없거나 그 사람이 일하고 있는 직종이 현존하고 있어야 한다.) K는 68세로 퇴직했다. 그가 근무하는 동안 근무 성적은 별로였다. 1년에 한두 번씩은 미군 책임자들에게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그가 퇴직하기 10개월 전 일이다. 오전 회의를 마치고 서류를 작성하느라 정신없이 돋보기를 쓰고서 컴퓨터 자판을 두드리고 있는데, Mr Song 하며 Main Office의 미군 책임자가 얼굴색이 변하며 다가와 같이 현장으로 가보자고 한다. 또 무..

자작(시·수필) 2022.01.26

병역명문가

병역명문가 대구·경북지방병무청장으로부터 2004년도부터 처음 시행 행사하는 병역명문가 선정결과 최종심사에서 국방부 장관상이라는 안내문을 받았다. 안내문의 요지는 “귀 가문은 3대 가족 6명 모두가 현역복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등 병역을 당당히 이행하여 모든 국민의 귀감이 되어 우리 사회에서 존경받아 마땅하기에 2004년도 제1회 병역명문가로 선정하였음을 알려 드린다.”라는 내용이었다. 예로부터 대대로 학식이 높거나 대단한 벼슬을 한 집안을 일러 명문가라 한다. 3代(조부, 부·백부·숙부, 본인·형제·사촌형제)가족 모두가 현역복무를 명예롭게 이행한 가문을 병역명문가라 부른다. 병무청에서 2004년 처음 시작하여 매년 실시하고 있으며,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은 병역을 성실하게 이행한 사람이 주위로부터 존경받고 긍..

자작(시·수필) 2022.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