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일반상식

대설(大雪)

공간(空間) 2012. 12. 6. 20:34

 

대설(大雪)

 

11월은 중동이라 대설 동지 절기로다바람 불고 서리치고 눈 오고 얼음

                                                                                                                                         ― 『농가월령가중 십일월령

소설 뒤 대설을 놓은 것은 동지를 앞에 두고 눈다운 눈이 이때쯤 내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마다 눈이 고르게 오는 것이 아니어서 대설이라고 해도 어느 해는 소설보다 적게 오기도 한다."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이 있다. 눈이 많이 내리면 보리를 덮어 보온 역할을 하므로 동해(凍害)가 적어 보리가 잘 자라기 때문이다.

 

부네야 네 할 일 메주 쑬 일 남았도다

익게 삶고 매우 찧어 띄워서 재워두소

                                                                                                                                        ― 『농가월령가중 십일월령

 

농사일을 끝내고 한가해지면 가정에선 누런 콩을 쑤어 메주를 만들기 시작한다. 메주를 잘 만들어야 한 해 반찬의 밑천이 되는 장맛이 제대로 나기에 갖은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잘 씻은 콩을 고온에서 단시간 익히는 것이 중요한데 손으로 비벼보아 뭉그러질 때까지 충분히 익힌다. 삶은 콩은 소쿠리에 담아 물을 뺀 후 둥글넓적하게 혹은 네모지게 모양을 만든다. 모양을 갖춘 메주를 그대로 며칠 방에 두어 말린 후, 짚을 깔고 서로 붙지 않게 해서 곰팡이가 나도록 띄운다. 알맞게 뜨면 짚을 열십자로 묶 매달아 둔다. 메주 달 때는 대개 짚을 사용하는데 이는 짚에 효소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좋은 나일론 끈이 많지만, 메주를 달 때 유독 짚으로 묶었 다는 이유는 푸른곰팡이의 번식을 양호하게 하기 위함이다. 간혹 도시에서 자란 새댁들이 물색 모르고 나일론 끈으로 달아 메주를 버리기도 하고 장맛을 형편없이 만들기도 한다. 메주를 띄울 때도 곰팡이가 잘 번식하게 하기 위해서는 이불 같은 것을 덮어 주는데 이때도 천연섬유로 된 이불이어야 좋지 나일론 등 합성섬유로 만든 이불은 좋지 못하다.

곰팡이균도 자연 친화를 좋아함을 알 수 있다.

 

24절기 가운데 스물한 번째에 해당하는 절기. 소설(小雪)과 동지(冬至) 사이에 위치한다.

소설에 이어 오는 대설(大雪)은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원래 재래 역법(曆法)의 발상지이며 기준 지점인 중국 화북지방(華北地方)의 계절적 특징을 반영한 절기이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경우 반드시 이 시기에 적설량(積雪量)많다고 볼 수는 없다.

 

일년중 눈이 가장 많이 내린다는 절기인 대설은 시기적으로는 음력 11, 양력으로는 12 7일이나 8일 무렵에 해당하며 태양의  황경은 255도에 도달한 때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에서는 음력 10에 드는 입동(立冬)과 소설, 음력 11에 드는 대설과 동지 그리고 12의 소한(小寒), 대한(大寒)까지를 겨울이라 여기지만서양에서는 추분(秋分) 이후 대설까지를 가을이라 여긴다. 특히 24절기 중 대설이 있는 음력 11은 동지와 함께 한겨울을 알리는 절기로 농부들에게 있어서 일년을 마무리하면서 새해를 맞이할 준비를 하는 농한기(農閑期)이기도 하다. 옛 중국에서는 대설로부터 동지까지의 기간을 다시 5일씩 삼후(三候)나누어초후(初候)에는 산박쥐가 울지 않고, 중후(中候)에는 범이 교미하여 새끼를 치며, 말후(末候)에는 여지(荔枝: 여주)돋아난다고 하였다. 이러한 내용은 열두 달에 대한 절기와 농사일 및 풍속을 각각 7언 고시의 형식으로 기록한 19세기 중엽 소당(嘯堂) 김형수(金逈洙)농가십이월속시(農家十二月俗詩)’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때는 바야흐로 한겨울 11이라(時維仲冬爲暢月)

대설과 동지 두 절기 있네(大雪冬至是二節)

이달에는 호랑이 교미하고 사슴뿔 빠지며(六候虎交麋角解)

갈단새(산새의 하나) 울지 않고 지렁이는 칩거하며(鶡鴠不鳴蚯蚓結)

염교(옛날 부추)는 싹이 나고 마른 샘이 움직이니(荔乃挺出水泉動)

몸은 비록 한가하나 입은 궁금하네(身是雖閒口是累)

 

 이 시기는 한겨울에 해당하며 농사일이 한가한 시기이고 가을 동안 수확한 피땀 어린 곡식들이 곳간에 가득 쌓여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끼니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풍성한 시기이다. 한편 이날 눈이 많이 오면 다음해에 풍년이 들고 따뜻한 겨울날 수 있다는 믿음이 전해지지만 실제로 이날 눈이 많이 오는 경우는 드물다. 또 눈과 관련하여 눈은 보리의 이불이다.”라는 말이 있다. 이 말은 눈이 많이 내리면 눈이 보리를 덮어 보온 역할을 하므로 동해(凍害)를 적게 입어 보리 풍년이 든다는 의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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