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
송상익
서산마루 언덕에
살포시 몸을 기울이듯
불타는 노을은
그 누가 머문 자리
저토록 아름다울까
해질녘
긴 그림자 드리우고
돌아오는 길목
내 머문 자리
저 노을 같아라
-<시인부락> 여름호
‘노을’은 하루가 저물 무렵의 서녘 하늘을 아름다운 풍광으로 만든다. 그래서 시 혹은 일상에서 흔히 인생의 노년을 상징한다. 그리고 ‘노을’로 나타나는 ‘노년’은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송상익 시인의 시에서 나타나는 ‘노을’은 두 의미로 읽힌다. 하나는 “그 누가 머문 자리”이다. 즉 타자의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내 머문 자리”가 “저 노을 같”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을처럼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아성찰과 그 성찰의 바탕으로 생활하는 것이리라.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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