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수필)

노을

공간(空間) 2021. 8. 25. 21:20

 

노을

송상익

 

 

서산마루 언덕에

살포시 몸을 기울이듯

불타는 노을은

그 누가 머문 자리

저토록 아름다울까

해질녘

긴 그림자 드리우고

돌아오는 길목

내 머문 자리

저 노을 같아라

-<시인부락> 여름호

 

 

‘노을’은 하루가 저물 무렵의 서녘 하늘을 아름다운 풍광으로 만든다. 그래서 시 혹은 일상에서 흔히 인생의 노년을 상징한다. 그리고 ‘노을’로 나타나는 ‘노년’은 아름다운 삶의 마무리를 의미하는 것이다. 송상익 시인의 시에서 나타나는 ‘노을’은 두 의미로 읽힌다.  하나는 “그 누가 머문 자리”이다. 즉 타자의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로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내 머문 자리”가 “저 노을 같”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노을처럼 아름답게 삶을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자아성찰과 그 성찰의 바탕으로 생활하는 것이리라.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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