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화~ 2 <꽃말,유래,전설>

관음전 뜨락의 파초(芭蕉) 꽃

공간(空間) 2015. 7. 12. 22:46

 

 

김천 직지사 관음전 뜨락에 피어난 파초(芭蕉)의  꽃,

2015년 7월 4일.

 

파초(芭蕉) (Musa basjoo)

중국이 원산지이며 높이는 약 4m 정도이다. 뿌리줄기는 덩어리 모양을 이루고 땅 속에 있으며, 그곳에서부터 다수의 잎 집이 서로 감싸면서 겹쳐져 얼핏 보면 가지처럼 보이는 위경(僞莖)이 곧게 자란다. 꼭대기에 길이 2m, 나비 50cm 이상이나 되는 윤택한 잎이 사방으로 뻗는다. 꽃은 길이 6-7cm이며 여름에 잎 속에서 꽃줄기가 자라고, 잎 같은 포() 안에 15개 정도의 꽃이 2줄로 달리며 꽃이 피면 포가 떨어진다. 꽃은 6-9월에 황백색으로 피고 꽃차례는 점점 자라면서 밑 부분에 암꽃과 수꽃이 같이 피며 윗부분에 수꽃만 달린다. 꽃 덮이는 상하 2부분이 되고, 윗부분은 5개의 돌기가 되며 밑 부분의 것은 안꽃덮이 1개가 주머니처럼 되고 그 속에 꿀이 들어 있다. 수술은 5개이며 꽃 밥이 길고 암꽃에서 간혹 열매가 달린다.

 

파초꽃말 : 기다림. 미인

 

파초의 전설,  1)

옛날 중국에 글 읽기를 좋아하는 선비가 있었다. 어느 날, 책을 읽다가 그만 깜박 잠이 들어 꿈속에서 한 여인을 만났는데, 선비가 평생 처음 보는 정말 아름다운 여자였다당신은 누구십니까?’

그녀는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고 대답하였다. ()라고 하옵니다.’ 이슬방울처럼 맑은 목소리 또한 선비의 가슴을 뒤흔들었다.

 이름을 가르쳐준 그녀는 어디론가 황급히 가려고 하였다.

선비가 얼른 그녀의 치맛자락을 움켜잡았다. 그러나 여인은 홀연히 사라져 버리고 선비의 손에는 그녀의 찢어진 치맛자락만이 남아 있었다정신을 차리고 잠에서 깨어난 선비는 깜짝 놀랐다.

그의 손에는 치맛자락 대신 파초의 잎이 쥐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뜰로 내려가서 화단을 살펴보니 커다란 파초 한 그루가 서 있었는데 잎이 찢어져 있었다

손에 쥐고 있던 파초 잎을 찢어진 파초 잎에 맞추어 보니 거짓말같이 딱 들어맞았다.

꿈속에서 만난 미녀는 바로 파초의 요정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연유로 파초의 꽃말은 미인이 되었다고 한다.

 

파초의 전설, 2)

옛날 어느 마을에 사는 박진사의 아들은, 재 넘어 김진사의 무남독녀와 혼례를 올리고 첫날밤을 맞이하게 되었다. 떨리는 손으로 신부의 족두리를 벗기려는 순간, 신부의 등 뒤 창문에 칼을 든 사내의 그림자를 보고 신랑은 깜짝 놀랐다. 신부의 혼전의 애인이 느닷없이 나타나 헤치려 한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신랑은 초야(初夜)고 뭐고 걸음아 날 살려라 하고 도망가기 시작해 얼마쯤 지났을까 이제는 안심해도 될 것 같아 그 곳에 살게 되었다. 그리고 10여년이 지난 어느 날 불현듯 그때 일이 생각났고 신부가 사랑한 그 남자가 도대체 누구인지 궁금하여 김진사댁을 몰래 찾으니 신부의 옛 집은 폐가가 되어 있었다. 차마 바로 집안에 발을 들여놓을 수 없어 마을 앞에 있는 주막을 찾아 김진사와 그 신부의 내력을 물었다. 다행히도 술집 주모는 그때의 일을 소상하게 알고 있었다. 첫날밤 느닷없이 장가를 온 신랑이 첫날밤도 치르지 아니하고 도망가자 망연자실한 신부는 문을 안으로 걸어 잠근 체 아버지는 물론 아무도 들어오게 못하게 하고 밥을 먹지 않고 굶더니 결국 죽고, 김진사 마저 억울한 마음을 가누지 못하고 화병으로 죽으니, 그 집은 아무도 찾지 않는 흉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뭔가 오해가 있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어 집안으로 들어가 문을 여니 그 동안 꼭꼭 닫혀있던 문이 열리고 첫날밤 신랑을 기다리든 모습 그 대로 단아하게 앉아 있는 것이 마치 살아있는 것 같았다. 미안한 마음이 든 신랑이 족두리를 벗기려고 이마에 손을 대었더니 온몸이 사그라져 버렸다. 그 날 밤 신랑은 한 줌의 재가 된 신부 옆에서 하염없이 앉아 있었는데 창밖에는 여전히 괴한이 칼을 들고 덤비려는 그림자가 어른거렸다.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나가니, 사람은커녕 그림자도 없고 휘영청 밝은 달빛에 파초의 잎만 바람에 일렁이고 있었다. 다시 방안으로 들어와 창밖을 자세히 보니 괴한이라고 여겼던 것은 파초의 그림자였던 것이다. 박진사의 아들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그 후 스님이 되어 처녀의 외로운 영혼을 일생동안 위로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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