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목(連理木). 일명 :사랑나무
선암사 계곡의 연리목(連理木), 2014년 11월 9일.
연리목(連理木)이란 : 맞닿은 두 나무의 세포가 서로 합쳐 하나가 될 때를 연리(連理)라고 부른다. 연리는 두 몸이 한 몸이 된다 하여 흔히 남녀간의 사랑에 비유되며 나아가서 부모와 자식, 가족 사이, 친구 사이의 사랑까지 이 세상의 모든 사랑은 하나로 이어진 두 나무로 형상화된다. 바로 '사랑나무'다. 나뭇가지가 서로 이어지면 연리지(連理枝), 줄기가 이어지면 연리목(連理木)이다.
연리목은 가끔 만날 수 있으나 가지가 붙은 연리지는 매우 희귀하다. 가지는 다른 나무와 맞닿을 기회가 적을 뿐만 아니라 맞닿는다 하더라도 바람에 흔들려 버려 좀처럼 붙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편 땅속의 뿌리는 우리가 잘 볼 수 없어서 그렇지 이런 연리현상이 땅 위의 줄기나 가지보다 훨씬 더 흔하게 일어난다. 좁은 공간에 서로 뒤엉켜 살다보니 맞닿을 기회가 많아서다 .
연리근(連理根)이라고 불러야 하나 쓰지 않는 말이다. 베어버리고 남아있는 나무 등걸이 몇 년이 지나도 죽지 않고 그대로 살아있는 경우를 흔히 본다. 잘리지 않은 옆 나무와 뿌리가 연결되어 양분을 공급받기 때문이다.
연리목 이렇게 만들어진다.
연리가 되는 과정은 이렇다. 가까이 있는 두 나무의 줄기나 가지는 자라는 동안 지름이 차츰 굵어져 맞닿게 된다. 양쪽 나무에서 각각 해마다 새로운 나이테를 만들므로 나이를 먹어가면서 서로 심하게 압박한다. 우선 맞닿은 부분의 껍질이 압력을 견디지 못하여 파괴되거나 안쪽으로 밀려난다. 그러고 나면 맨살이 그대로 맞부딪친다.
이제는 물리적인 맞닿음이 아니라 생물학적인 결합을 준비한다. 먼저 지름생장의 근원인 부름켜가 조금씩 이어지고 나면, 다음은 양분을 공급하는 유세포(柔細胞)가 서로 섞인다. 마지막으로 나머지 보통 세포들이 공동으로 살아갈 공간을 잡아가면 두 몸이 한 몸이 되는 연리의 대장정은 막을 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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