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말씀

어느 아버지와 아들

공간(空間) 2009. 3. 16. 21:14

 
 

어느 아버지와 아들 .....

어느 아버지가 있었습니다.

그 아버지는 워낙 아기를 좋아해... 매일 생각하는 것이 태어날 아기는 어떤 얼굴일까?

손발은 누구를 닮았을까? 이런 것들이었답니다.

드디어 만삭은 못했지만 8달 반 만에 2.6kg의 사내아이가 태어났지요...

얼굴도 아버지가 보니 금방 알아 볼 정도로 많이 닮았다네요.

그러나 기쁨도 잠시...태어난 날 밤부터 호흡곤란이 생기더니 중환자가 되어버렸답니다.

병명은 “특발성 호흡곤란 증후군(IRDS)“으로 당시는 매우 생명이 위험한 병이랍니다.

온 집안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냉랭 그대로 였으며....

숨이 6번이나 멈추고.... 심장이 2회나 멎었었답니다.

아기도 필사적으로 살아볼려고 있는 힘을다해 사투를 벌렸겠지요...

일주일 내내 아버지는 거의 뜬눈으로 아기 곁을 떠나지 않고 줄곧 지켰는데...

담당 교수님도 주위의 의료진도 모두 포기하는 눈빛이었으나 아버지는 끝까지 기적을 바라며...

처음 며칠은 선생님들이 밤을 새워가면서 교대로 손으로 아기의 호흡을 도와주었다네요...

며칠후 아기는 인공호흡기계를 매단 채로 힘겹게 삶과 죽음을 오고갔습니다.

심지어 어느 교수님께서는 어깨를 두드리며 너무 정을 주면 안돼~라면서 위로 하셨답니다.

그 마음때문인지...기적적인 하늘의 도움으로 1주일 만에 고비를 넘겼고...

40일 만에 2.3kg 으로 퇴원하였답니다.

고비를 넘자 그동안 버텨왔던 아버지는 풀린 긴장과 함께 그간 못 이룬 잠에 빠져버렸지요...

아기의 가슴뼈 밑은 호흡곤란의 흔적으로 쑥 패였고 엉덩이는 살이 하나도 없었답니다.

다행히 아기는 무럭 무럭 잘 커주었고 어떤 후유증도 없이 정상적으로 잘 성장하였지요...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그 아들은 유학을 가게 되었고 A국 친척 집에서 공부를 했는데...

키도 180cm에 달했고...학교에서는 운동과 미술을 잘 해서 인기도 많았다네요...

중학교를 마치자 그 아이는 외국으로 봉사를 떠나는 가족을 따라 열대지방으로 갔습니다.

원주민들에게 봉사를 하고 남은여생을 그들과 함께 하겠다고 모든 것을 정리하고 갔지요...

허나 6개월도 못되어 그 가족은 다시 귀국해야만 했지요.....

갑자기 다리에 피멍이 생기고 열이 나고 자꾸 늘어져 병원에 가보니 백혈병이었답니다.

결국... 모두가 기뻐하는 성탄절 12월 25일 아침에... 김포공항에 도착했고...

기다리던 앰브란스에 실려 대학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백혈병과의 처절한 싸움이 시작되었답니다.

공교롭게도 태어날 때 죽어가는 자신을 위해 밤새며 고생했던 전공의 1년차 선생님이...

17년만에... 백혈병 전문박사님이 되어 그 아이의 주치의가 되었다네요....

아버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그 교수에게 너무 미안해 다른 병원으로 이송하고자 했으나

아들이 적극 반대했고 죽어도 선생님 앞에서 죽겠노라고 버티어 옮기지 않았답니다.

그대로 마지막에는... 침통한 교수님 앞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합니다.

투병하는 동안 그 아들은 아버지에게 이런 부탁을 했답니다.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봉사해달라고...”

그로부터 2년 반...4번의 재발을 거치면서....

19세의 꽃다운 나이에 결국 암과의 힘든 싸움에 패하고 말았답니다.

울면서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는 ...

아버지의 “먼저 가서 기다려라”와 아들의 “아버지, 나중에 오세요!”였다고 합니다.

물론 아버지는 태어난 이래 가장 많이 울었다고 하네요~

그때 하도 많이 눈물을 흘려서 지금은 잘 안 나온다고 합니다.

아직 따스한 아이의 몸은 이미 부모, 본인이 승낙 한터라 의과대학에 기증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정확히 10 년 전이라고 합니다.

5월이 다가오면 더욱 그립다고 합니다.

10년이 되면 강산도 변하건만...아버지는 하루도 아들을 잊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특히 숨이 끊어지기 전 3시간 동안...서서히 단말마적으로 숨을 몰아쉬면서...

자신의 손을 잡은 아버지를 마냥 쳐다본 눈을 잊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자신은 아버지를 굳게 믿기에 살아날수있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암에는 안좋지만...그렇게 먹고싶어하던 라면 국물이라도 먹여 보낼걸 하시네요...

아마 죽을때까지 가슴 깊은곳에 늘 새기며 살아가실 것입니다...

아들이 떠난 후....그 아버지는 아들이 원했던 힘들고 소외된 분야를 찾게 되었고...

이들 분야 모두 비록 험난하고 경제성도 없고 외로운 고통의 길이긴 하지만...

그 아버지는 지금까지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며 꾸준하고 당당하게 일하고 있다고 합니다.  

(좋은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