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전설(傳說), 송장수(宋將帥)와 뚜께바위 이야기

공간(空間) 2025. 5. 4. 15:40

전설(傳說)

송장수(宋將帥)와 뚜께바위 이야기

 

옛날 솟대제 마을(-조암동) 야성성씨(冶城宋氏) 집안에 나이 오십이 넘도록 슬하에 자식 하나 없이 농사만 지으며 살아온 농부 내외가 있었는데, 이들 부부의 소원은 오직 하나 자식을 얻어 대를 잇는 것이 엿으니, 하늘도 이들의 성심 함에 감복해서인지 늘그막 하게 아들 하나 (송석-宋石)을 얻어서 두 내외는 옥이야! 금이야! 하며 길러왔다. 아이가 철이 들자, 두 내외는 아이를 개울 앞 건너편(목골-, 문정동)에 있는 산천당에 보내어 글공부를 시키기 시작하였는데, 몇 해가 지나도록 천자문도 깨우치지 못하고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었다. 그러던 어느 여름날, 아이가 서당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중, 마을 앞으로 흐르는 개울가에서 멱을 감고 놀다가 지친 나머지 물가 바위(一名=냉경대) 위에 누웠다가 그만 잠이 들고 말았다.

 

그때 꿈속에서 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원래 이 서천을 지키는 이무기로서 아이가 친구들에게 놀림을 받고 있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 아이를 가련히 여겨 노인은너는 소원이 무었이냐?”하고 물었다.

아이는 저는 공부는 싫고 오직 힘센 장수가 되는 것이 소원입니다라고 대답하였다. 노인이 말하기를 너의 소원을 들어줄 터이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하여라, 이 바위 아래 물속에 세 마리 잉어가 놀고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큰놈을 잡아먹으면 힘센 장수가 될 것이다.”고 하였다.

아이는 꿈에서 깨어나 노인이 시킨 대로 잉어를 잡아먹었다.

집에 돌아온 아이는 사흘 밤낮 동안 잠속에 빠져 부모의 가슴을 졸이게 하였는데, 그 사이에 아이의 겨드랑이 밑에는 굵은 비늘이 돋아났다. 사흘 밤낮을 자고난 아이는 몸에 일어난 이상한 일을 알고 혼자서만 비밀로 한 채 다시 서당을 가기 위해 집을 나섰다. 며칠 동안 보이지 않던 아이가 나타나자 동네 친구들이 아이를 놀려주기 위해 몰려들었다. 그때 옆에 있던 둘레가 한아름이나되는 대추나무를 끌어안고 힘을 주었더니 뿌리채 뽑히는 것이었다.

아이도 자신의 힘에 놀랐으며 이에 놀란 친구들이 모두들 겁을 먹고 달아나 버리자 아이는 끌어안고 있던 대추나무를 멀리 내던져버렸더니 이 나무가 바로 마을 앞 개울까지 날아가 양쪽을 연결해주는 다리가 되었다.

이 아이의 소문이 꼬리를 물고 곳곳으로 퍼져나가, 그대부터 아이는 송장수(宋將帥)”라 불리워 지게 되었으며, 또 어느 날 송장수는 남원천이 장마로 물이 늘어나 마을 상여가 건너지 못하는 것을 보고 상주와 상두꾼을 태워 두 손으로 성큼 들어 건네주었다. 마침내 고을 관아는 물론 멀리 조정(朝廷)에까지 알려지게 되었다. 예로부터겨드랑이에 비늘 돋친 장수가 태어나면 역적이 되어 삼족(삼족)이 멸한다.”라는 말이 전해져 왔기에 손장수 부모는 큰 걱정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고을 관아에서는 어느날 송장수를 잡아 죽이려고 군사들을 마을로 보내었다. 그러나 위기를 알아차린 송장수가 산속으로 숨어버렸다.

며칠 동안 산속에서 나무 열매를 따 먹으며 숨어있던 송장수는 부모님이 걱정이 되어 한밤중에 아무도 모르게 자기 집으로 숨어들었다. 송장수의 부모님은 송장수를 다락방에 숨겨놓고 먹을 것을 넣어 주면서 가슴을 졸이며 하루하루를 보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 사람들의 밀고로 송장수는 다락에서 나오게 되었다. 군사들은 송장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터이라 두려움으로 아무도 잡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뒤에 있던 한 포졸이 칼을 치켜들어 송장수의 목을 내려쳤으나 칼만 부러지고 송장수는 다친 곳이 없었다. 이에 놀란 군사들이 창과 칼을 들고 한꺼번에 덤벼들었으나 어느 누구도 송장수를 해칠 수가 없자, 우두머리가 송장수의 부모 목에 칼을 들이대고 아들을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알려 달라고 하자 송장수의 부모는 설사 내가 안다고 하더라도 가르쳐 줄 수 없다고 하셨다. 이에 군사들이 송장수의 부모를 나무에 붙들어 매달고 매질을 하자 송장수는 저 때문에 고초를 겪고 있는 부모님을 위하여 죽을 결심을 하고 내 부모님을 풀어주면 날 죽이는 방법을 가르쳐 주겠다.”고 하였다. 군사들이 송장수의 청을 받아들여 즉시 그의 부모를 풀어주자 송장수는 어머니에게 어머니! 제 겨드랑이 밑에 비늘이 돋아나 있는데 그 비늘 아래를 찔러주십시오.”라고 간청하였다. 이 말을 들은 어머니는 아들이 부모를 살리기 위해 제 목숨을 버리는 효성스러움에 감동되어 눈물을 흘리기 시작하였다.

송장수의 어머닌 군사들에게 하루 밤만이라도 아들과 함께 잘 수 있는 말미를 달라고 청하였다. 군사들도 사람인지라 이들의 청을 들어주었다. 그날 밤, 송장수의 부모는 아들이 잠든 사이에 겨드랑이 밑에 있는 비늘을 뜯어내고, 미리 준비한 관()속에 아들을 눕힌 후 숨을 못 쉬도록 뚜껑을 덮어 버렸다. 그러자 송장수가 숨을 내쉴 때마다 뚜껑이 들먹거렸으니 부모도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자 몰래 숨어있던 포졸이 빨리 죽이기를 재촉하자, 부모는 도저히 그럴 수 없다고 하며 죽이려면 당신들이 그렇게 하라고 하였다. 그때 한 포졸이 관() 위 머리 부분에 큰 못을 대고 망치로 내리쳤더니 그 못이 송장수의 머리를 꿰뚫자 갑자기 천둥 번개가 치며 송장수가 관을 박차고 날아서 남쪽 연화산 위에 떨어져 죽었다고 한다.

날이 밝자 송장수의 부모가 아들을 찾기 위해 연화산에 올라가 보니 송장수가 피를 흘리며 죽어 있어 양지바른 산기슭에 아무도 모르게 묻었다. 그날 밤 천둥 번개와 소낙비가 내리는데, 갑자기 마을 앞 제방 둑에 흰색의 용마(龍馬) 한 마리가 사흘 밤낮으로 뛰어다니며 울부짖다가 마을 동쪽으로 (현 수청거리)에 있는 용소(龍沼)에 빠져 죽었다. “예로부터 장수가 태어나면 반듯이 용마가 나타난다.”라는 전설이 있었는데 이 용마의 주인이 바로 송장수이었다.

 

한편, 송장수가 훗날 진정한 장수(將帥)가 되었을 때 입을 갑옷은 광승마을(-휴천1) 아래 뒷산 뚜께바위(높이10m 직경7m) 속에 있는데 이를 꺼내어 입지 못하고 죽어서 갑옷이 지금까지 그곳에 보관되어있다고 하는데 호기심 많은 사람들이 궁금하여 뚜께바위 뚜껑을 열려고 하면 천둥 번개가 치며 모래비가 내려서 사람들이 놀라서 도망쳤다고 한다.

송장수의 머리에 쓸 투구는 지금도 연화산에 숨겨져 있다고 전해온다.

 

* 현령공파 야성춘추에서 인용

 

영주시 광승세거지 뒷산에 있는 뚜께바위(영주시 휴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