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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부락 시인과 시읽기(10)

공간(空間) 2023. 11. 15. 18:30
시인부락 시인과 시읽기(10)
본이추천 0조회 2523.11.15 09:51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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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글 본문내용

송상익






샛노란 은행잎 하나가
소리 없이
어깨 위에 툭 내려앉는다


내 몸에 가을이 깃털처럼
살포시 내려앉는다


어머니를 안았다
깃털처럼 너무 가볍다


꿈이었다
내 몸에 어머니가 손을 얹었다








가을이 오면 가장 일찍 물드는 단풍은 은행잎이지요. 은행단풍은 일찍 물들기도 하지만 가장 오래 남아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샛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붉은 단풍과 달리 은은하게 아름답지요. 그래서 ‘단풍’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은행단풍입니다. 송상익 시인의 시, 「꿈」은 은행단풍을 소재로 하고 있습니다. “샛노란 은행잎 하나가/소리 없이/어깨 위에 툭 내려앉”습니다. 시인은 그 은행잎에서 가을을 봅니다. “내 몸에 가을이” 내려앉는다고 했습니다. ‘어깨’는 ‘몸’으로 ‘은행잎’은 ‘가을’로 변주되고 동시에 대유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은행단풍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보고 있습니다. 그것은 “깃털처럼” 가벼움과 은은한 아름다움 등에서 어머니를 보고 있습니다. 이 가을 단풍으로 물든 은행잎에서 어머니를 생각하는 시인의 마음이 아련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