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무릇(석산)의 전설~~
옛날 어느 깊은 산속 아담한 산사에 속세를 떠나 오직
불도만 닦는 한 젊은 스님이 있었다.
유난히 큰 비가 쏟아져 내리던 어느 여름날, 이 산사에
한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불공을 드리러 왔다가 비 때문에
마을로 내려가지 못하고, 사찰 마당의 나무 아래서 비가
그치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젊은 스님은 나무 밑에서 비를 피하고 있던 그 여인을 보자
마자 한눈에 반하게 되고, 그 때부터 스님의 혼자만의
짝사랑이 시작되었다.
날이 갈수록 수행도 하지 않고 식음도 전폐한 채, 오직
그 여인에 대한 연모에 시름시름 가슴앓이를 하던 스님은
급기야 석 달 열흘 만에 붉은 피를 토하며 쓰러졌고, 결국
상사병으로 죽고 말았다.
함께 기거하던 노스님이 이를 불쌍히 여겨 양지쪽 언덕에
묻어 주었는데, 그 무덤에서 한포기의 풀이 자라났고 가을이
시작될 무렵, 긴 꽃줄기에서 선홍색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
났다. 사람들은 그 꽃이 바로 붉은 피를 토하며 죽은
젊은 스님의 넋이라고 전해 내려온다고 한다.